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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게임 녹음의 미세한 차이: 자막 일치를 위한 대본 수정의 중요성

by 너의세가지소원 2024.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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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진행

녹음을 진행할 때는 고객사 담당자보다 일찍 현장에 도착하여 필요한 부분을 챙겨 두어야 합니다. 현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고객사 담당자가 사용할 그날의 녹음 대본(종이 인쇄본)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스튜디오에서 대부분 준비해 주시지만 누락될 경우를 항상 대비해야 합니다.

 

실제 녹음이 시작되면 성우의 연기와 녹음 대본에 집중합니다. 녹음 중에는 성우의 발음에 문제는 없는지, 대사에 대한 띄어 읽기는 정확한지에 대해 신경을 씁니다. 녹음이란 작업 자체가 문어체를 구어체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떻게 읽어서 표현하느냐, 어떤 감정을 실어서 연기하느냐에 따라 같은 대사라도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지거나 상대방의 이해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처음 번역 시 의도했던 바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사운드 디렉터와 협의하여 수정합니다.

 

성우가 대본의 내용을 정확히 읽고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구어체로 표현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 대본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녹음하다 보면 발음이 어려운 경우도 많이 나옵니다. 그러다 보면 성우 본인도 모르게 뜻은 같으나 발음이 편한 표현으로 읽기도 합니다. 또한 그때의 느낌에 따라 즉흥 연기가 섞여 나오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 모두 대본과는 다른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담당자인 여러분의 결정에 따라 최종 버전을 결정해야 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최초 대본을 고수하면서 대본의 내용대로 다시 녹음하는 것입니다. 최초 대본의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면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두 번째는 그때그때의 상황 판단에 따라 결정하는 것입니다. 비록 대본을 무시하고 다른 표현으로 녹음하거나 즉흥 연기로 내용이 일부 변경되었더라도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면 차라리 대본을 수정하는 게 좋습니다.

 

녹음 대본이라는 게 녹음만 끝나면 쓸모 없을텐데 왜 녹음 중에 수정한 대사를 모두 기록하면서 확인을 할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가 하는 작업이 게임에 삽입할 음성을 녹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다른 매체와 달리 음성 녹음까지 모두 마친 경우에도 자막 기능을 옵션으로 제공합니다. 따라서 전체 음성을 녹음한 게임일지라도 당연히 해당 녹음 부분이 자막으로 게임에 삽입됩니다. 음성으로 흘러나오는 내용과 자막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때의 부자연스러움은 게임을 즐기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다들 느껴보셨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부자연스러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녹음 진행하면서 변경된 내용은 모두 최종 대본에 적용하여 최종 녹음과 일치하는 자막을 만들어야 합니다.

 

성우의 연기에 따라 대본을 살펴보면 표현이 너무 어색하거나 발음이 어려워 수정 요청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땐 꼭 소스 언어를 살펴보고 오역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어색한 표현이거나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 문장들은 대부분 오역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오역이 발생한 문장은 즉석에서 재번역하고 표현을 다듬어 녹음을 진행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현장 담당자는 반드시 해당 소스 언어를 살펴볼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합니다.

 

고객사의 담당자가 외국인이라면 현장에서 통역의 역할도 수행해야 합니다. 녹음 스튜디오에 통역이 가능한 인력이 있는 상황은 드문 편입니다. 외국인 고객과 함께 녹음을 진행한다면 통역의 역할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준비부터 필요합니다.

사후 정리 및 납품

녹음을 마쳤다면 스튜디오의 후반 작업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최종 파일을 전달 받습니다. 파일을 받으면 가장 먼저 전체 파일이 모두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원본과 동일한 수의 파일이 전달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전달 받은 파일의 루트 폴더를 기준으로 마우스 오른쪽 클릭하여 [속성] 정보를 확인하면 해당 폴더 안에 있는 파일 수와 폴더 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원본 파일의 그것과 비교하여 다른 부분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파일 수에 문제가 없다면 이제 파일 이름을 확인합니다. 원본과 녹음본의 파일 리스트를 추출하여 비교해 보는 방법이 가장 빠릅니다.

 

파일 리스트 만드는 방법

 

파일 리스트는 Windows 명령어를 활용하여 만드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1. [Windows 키 + R]을 눌러 커맨드 창을 열고 [cmd]라고 입력한 다음 엔터 키를 누릅니다.
  2. 화면에 나타난 까만색 커맨드 창에 아래와 같이 입력합니다.
    cd [리스트를 만들고 싶은 파일이 있는 경로 이름]
  3. 해당 경로로 이동한 상태에서 아래와 같이 입력합니다.
    dir /b/s > [리스트 파일을 저장할 경로]\list.txt

위 방법에 사용된 list.txt 파일 이름은 임의로 변경하여 사용이 가능합니다.


두 개의 파일 리스트 비교하는 방법

위 방법을 사용하여 2개의 리스트(원본 + 한글 녹음본) 파일을 만들었다면 해당 파일 내용을 엑셀 파일에 붙여넣습니다. 예를 들어 원본 파일의 리스트를 엑셀의 A열에 붙여넣고 한글 녹음본 파일의 리스트는 B열에 붙여 넣습니다. 그런 다음, 아래와 같은 엑셀 함수를 C열에 입력합니다.
=exact(A1,B1)

위 함수는 A1 셀에 있는 내용과 B1 셀에 있는 내용이 정확하게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함수입니다. 해당 함수의 값이 [TRUE]로 출력되면 동일한 내용이고, [FALSE]로 출력되면 다른 부분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파일 이름을 확인하면 원본과 하나씩 대조해 보지 않아도 경로 및 파일 이름이 다른 부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녹음한 파일의 파일 이름을 변경한 경우, 예를 들어 원본 파일 이름은 dir_console_hot_01.wav이고 녹음한 파일 이름은 dir_console_hot_01_kr.wav처럼 파일 이름 앞이나 뒤에 별도의 언어 이름을 추가한 경우에는 각각의 리스트를 추출한 다음 녹음 파일 리스트에서 변경된 부분을 일괄 제거하고 나서 비교해야 합니다.

 

녹음된 폴더 구조, 파일 이름에 대한 확인이 끝났습니다.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실제 녹음된 내용과 최종 대본과의 일치 여부입니다. 녹음 후 파일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으면 파일 이름은 동일하지만 다른 대사가 녹음된 파일이 전달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며, 여러 번 녹음한 버전 중 최종 합의한 버전이 아닌 다른 버전의 파일이 전달되는 상황도 있습니다. 물론, 현지화 담당자가 제때 대본을 수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불일치도 있습니다. 녹음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은 이러한 예기치 못한 실수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입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발견된 오류는 스튜디오와 협의하여 수정을 진행하고 오류가 없는 최종 버전을 만들어 고객사에 납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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