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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쓸쓸함을 모아 태우면
이런 냄새가 날까
늘 너무 빨리 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돌아서 보면
지친 얼굴로 따라오는 그림자
길게 누워 바라보는 눈길이 멀다.
어둠이 익어가는 가지 끝
목숨길에 드리우던 노을 그림자
때때로 숨어 지켜보던 그 길을
이제는 걸음 걷고 있다.
잊어도 좋은
그래야만 할 기억을 하늘에 그리며
전설의 별에서 울려오는 얼굴이
아득하다.
별의 꿈이 떨어진 자리에
자라는 노을의 사랑
두 손에 하늘을 들고
그러고도 느끼는 허전함을
그려내는 노을 초상화.
침묵해야 할 때가 되어져 있는
우리의 지친 발걸음
걸어야 한다면 사랑이 깨어져도,
그래도 걸어야 한다면
저 풀과 나무들 사이의 노을이.
오늘이 지금 있는 회사에서의 마지막 근무일이다. 뭐랄까... 남들이 많이 느낀다는 시원섭섭함과는 조금 결이 다른 느낌의 허전함이 있는 시간이다. '그래도 재취업을 해서 다행이지'하는 생각과 '아... 여기서 난 실패한 건가?'하는 생각이 자꾸 교차한다. 이 시를 감상하며... 왠지... 많이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앞날에 대한 축복인지 오늘 헤어짐에 대한 슬픔인지 비는 어제부터 계속 찰박찰박 내리고 있다. 이런 날씨를 좋아하면서도 오늘은 무언가의 힘 때문에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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