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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는 단 한 순간도
나의 것이 아니고
내 만나는 어떤 사람도
나는 알지 못한다.
나뭇잎이 흔들릴 때라야
바람이 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햇빛조차
나와는 전혀 무관한 곳에서 빛나고 있었다.
살아 있음이
어떤 죽음의 일부이듯이
죽음 또한 살아 있음의 연속인가,
어디서 시작된지도
어떻게 끝날지도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스스로의 생명을 끈질기게,
지켜보아 왔다.
누군가,
우리 영혼을 거두어 갈 때
구름 낮은 데 버려질지라도 결코
외면하지 않고
연기처럼 사라져도 안타깝지 않은
오늘의 하늘, 나는
이 하늘을 사랑하며 살아야지.
죽음을 준비하며 의연하게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가는 사람의 모습이 느껴졌다. 우리는 결국 아주 짧은 한순간을 살고 있지만 그것이 결국 우리에겐 가장 긴 시간이 아니겠는가. 끝을 알 수 없는 여정이기에 그것조차 설렘으로 가득한 시간이 아닐까? 항상 살아 있음에, 무언가를 만들거나 상상하거나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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