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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있는 풍경

[에리히 케스트너] 기차타기 - 삶과 죽음을 생각할 때

by 너의세가지소원 2024.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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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한 기차를 타고

시간 속을 뚫어

먼 길을 갑니다.

우리는 모두

창밖을 내다봅니다.

내다보는 데에도 이제

싫증이 납니다.

우리는 모두 한 기차를 타고

달려갑니다.

어디까지 가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옆사람은 잠자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한숨쉬고 있습니다.

또 한 사람은 쉴 사이없이 지껄이고 있습니다.

역 이름이 방송됩니다.

해마다 날마다 달리고 있는 기차는

언제까지나

도착할 종착역이 없습니다.

 

우리는 짐을 풀고

짐을 싸며

무엇이 어떻게 된 셈인지

내일은 어디를 지날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문틈으로 들여다보는 차장의 입가에

애매한 미소가 감돌고 있습니다.

그도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합니다.

 

요란스럽게 기적이 울고

기차는 천천히 가다가

멈춥니다.

 

죽은 사람들이

기차에서 내립니다.

어린아이도 한 사람

기차에서 내립니다.

어머니가 비탄에 젖어

웁니다.

 

죽은 사람들은 말없이

과거라는 이름의 플랫폼에

서 있습니다.

기차는 다시 달려갑니다.

시간을 꿰뚫고

왜 달려가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일등칸은 텅 비었습니다.

뚱뚱한 사내 하나가

빨간 빌로드 시트에

등을 기대고 앉아

괴롭게 숨쉬고 있습니다.

그는 혼자 있고

혼자라는 사실을

깊이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멀찌감치

나무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한 기차를 타고

현재에서 미래로

여행합니다.

우리는 모두

창밖을 내다봅니다.

내다보는 일에도 이제

싫증이 납니다

우리는 모두 한 기차를 타고

달려갑니다.

사람들 모두

각기 다른 차칸에.

 

 

 

 

이 시는 우리 인생의 여정을 기차 여행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시는 인간의 삶, 시간의 흐름, 그리고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각 구절마다 독자에게 감정적, 철학적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한 기차를 타고 시간 속을 뚫고 먼 길을 갑니다. 이 구절은 인생이란 여정을 시작하는 우리 모두가 시간이라는 기차를 타고 나아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우리의 인생 여정은 모두 다르지만 결국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우리는 모두 창밖을 내다봅니다. 내다보는 데에도 이제 싫증이 납니다. 이 부분은 삶의 단조로움과 지루함을 나타냅니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창밖을 내다보듯, 주변을 관찰하고 경험하지만 때로는 그 반복적인 일상에 싫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디까지 가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 구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인간의 한계를 표현합니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기차를 타고 어디로 향하는지 알지 못한 채 나아가고 있습니다. 삶의 종착역이 어딘지 모른다는 사실은 우리의 존재를 더욱 신비롭고, 때로는 불안하게 만듭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은 인생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과 그들의 다양한 반응을 반영합니다. 옆사람은 잠자고, 다른 사람은 한숨쉬고, 또 한 사람은 쉴 사이없이 지껄이고 있습니다. 이는 인생의 기차 안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죽은 사람들이 기차에서 내리는 장면은 특히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죽음이라는 불가피한 종착역을 맞이하는 순간을 묘사하며, 과거라는 플랫폼에 서 있는 죽은 사람들은 우리의 과거와 추억을 상징합니다. 어린아이도 한 사람 기차에서 내립니다. 이 부분은 특히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의 비극성을 강조하며, 어머니의 비탄에 젖은 울음은 깊은 슬픔을 전달합니다.

 

일등칸의 모습은 사회적 계층과 고독을 상징합니다. 뚱뚱한 사내가 혼자 앉아 괴롭게 숨쉬고 있는 장면은 부유한 삶 속에서도 고독을 느끼는 사람들을 대변합니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나무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은 일반 대중의 삶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부분은 우리 모두가 현재에서 미래로 여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각기 다른 차칸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삶의 여정을 반영하며, 우리가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만 결국 같은 기차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전체적으로 이 시는 인생의 불확실성과 고독,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 죽음의 불가피성을 묵직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삶이 어떻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펼쳐지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겪는 감정들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를 읽으며 느끼는 감정들은 우리에게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하고,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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