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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있는 풍경

[에리히 케스트너] 마주보기 - 도시가 끔찍하게 싫어질 때

by 너의세가지소원 2024.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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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당신과 당신이

마주봅니다.

파랑바람이 붑니다.

싹이 움틉니다.

 

고급수학으로

도시의 성분을 미분합니다.

황폐한 모래더미 위에

녹슨 철골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서로서로

핏발선 눈들을 피하며

황금충떼가 몰려다닙니다.

손이 야구장갑만 하고

몸이 미이라 같은 생물들이

허청허청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립니다.

 

우리가 쌓아 온 적막 속에서

우리가 부숴 온 폐허 위에서

너와 내가

당신과 당신이

마주봅니다.

파랑바람이 붑니다.

싹이 움틉니다.

 

피곤에 지친 눈을 들어

사랑에 주린 눈을 들어

너와 내가

당신과 당신이

마주봅니다.

 

마술의 시작입니다.

 

 

 

 

이 시는 현대 도시의 황폐함과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의 가능성을 동시에 다루고 있습니다. 시인은 복잡한 사회와 인간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희망과 사랑의 싹을 아름답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너와 내가 / 당신과 당신이 / 마주봅니다."

시의 시작과 반복되는 이 구절은 관계의 형성과 대면을 상징합니다. "너와 나" 그리고 "당신과 당신"이라는 표현은 개인 간의 관계와 더불어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들을 강조합니다. 이는 단순한 만남을 넘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시도의 시작을 나타냅니다.

 

"파랑바람이 붑니다. / 싹이 움틉니다."

파란 바람은 청명하고 상쾌한 변화를 상징하며, 새로운 시작과 생명의 소생을 의미합니다. 이 바람이 부는 가운데 "싹이 움트는" 장면은 고통과 황폐 속에서도 희망이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이는 자연의 순환과 같이 인간의 삶도 끊임없이 재생되고 새로워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고급수학으로 / 도시의 성분을 미분합니다."

여기서 시인은 도시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고급 수학이라는 과학적이고 정밀한 도구로 도시를 분해한다는 표현은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그 안에 숨어있는 진실을 찾아내려는 시도를 의미합니다. 이는 인간 관계와 감정도 마찬가지로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그 속에서 본질을 찾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황폐한 모래더미 위에 / 녹슨 철골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이 구절은 현대 도시의 황폐함과 파괴된 모습을 생생하게 그립니다. 녹슨 철골과 황폐한 모래더미는 인간의 무관심과 파괴적인 행동의 결과를 상징하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게 합니다.

 

"서로서로 / 핏발선 눈들을 피하며 / 황금충떼가 몰려다닙니다."

이 구절은 긴장과 불안이 만연한 사회를 묘사합니다. 핏발선 눈과 황금충떼는 서로 경계하고 경쟁하는 인간 군상을 나타내며, 현대 사회의 비정한 현실을 반영합니다.

 

"우리가 쌓아 온 적막 속에서 / 우리가 부숴 온 폐허 위에서 / 너와 내가 / 당신과 당신이 / 마주봅니다."

여기서 시인은 우리가 만들어낸 고요함과 폐허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행동으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 잔해 속에서도 서로를 바라보며 새로운 시작을 꿈꿀 수 있습니다.

 

"피곤에 지친 눈을 들어 / 사랑에 주린 눈을 들어 / 너와 내가 / 당신과 당신이 / 마주봅니다."

피로와 사랑에 주린 눈은 현대인의 상처와 갈망을 대변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볼 때,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과 연결의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마술의 시작입니다."

마지막 구절은 희망과 변화의 마법을 상징합니다.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순간, 우리의 삶에 마술 같은 변화가 시작된다는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는 현대 사회의 고단함과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의 희망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시인은 우리가 만들어낸 폐허 속에서도 여전히 가능성과 사랑이 존재함을, 그리고 그 만남이 새로운 시작을 가져올 수 있음을 아름답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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