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맞춘 운명이
스스로의 속도와 주기로
인간을 찾아옵니다.
호된 따귀 한 대가
이번에도 찾아왔습니다.
자, 괜찮습니다.
산다는 일이 원래 그런 것.
얼추 올 때가 되었던 따귀였고
살짝 피하는 데 실패했을 뿐입니다.
운명은 거의 표적을 맞춥니다.
으스대던 얼굴이 한 방 먹으니
팡, 하고 큰 소리가 난 것뿐
치명적이라고 할 정도의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편리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으니
자, 추스르고 일어나세요.
호수의 물결은 잔잔하고
저 멀리 산들은 눈에 덮였습니다.
햇볕이 따사롭고
새들이 지저귑니다.
왜 이렇게 호된 따귀를 맞아야 했던가를
한 번 짚어 볼 필요야 있겠지요.
운명은 오늘과 마찬가지로
이후에도 가끔 놀리고
호되게 때리기도 하겠지요.
맞으면서 조금씩 영리해지는 법입니다.
아직은 두들겨 맞을 일이
한참은 남아 있고
그리하여 어느 날
결정적인 타격이 찾아옵니다.
영원히 일어나지 못할.
이 시는 삶에서 맞닥뜨리는 실패와 고통에 대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운명을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사건으로 묘사하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호된 따귀"라는 표현을 통해 운명이나 인생에서의 어려움이 가볍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그것이 인간을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시인은 "괜찮습니다"라는 구절로 독자를 위로하고, 인생에서 이러한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격려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실패와 고통을 회피할 수 없는 일상적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하며, 그것이 인생의 한 부분임을 깨닫게 합니다. 또한, 인간이 "편리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을 상기시키며, 희망과 회복의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자연의 평온함—잔잔한 호수, 눈 덮인 산, 따사로운 햇볕—과 같은 이미지를 통해 시인은 인생의 고통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움과 평화가 존재함을 암시합니다. 이는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결국엔 그것을 넘어서는 성숙함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인생의 시련이 계속해서 다가올 것임을 암시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조금씩 영리해지고 강해지는 법을 배운다고 말합니다. 이는 실패와 고통이 궁극적으로 우리를 성장시키는 요소임을 강조하며, 최종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적인 타격"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는 실패나 좌절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본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 읽어주기 좋은 시입니다. 고통을 피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우리를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않으며, 오히려 더 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위로와 격려를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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