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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있는 풍경

님의 침묵 - 한용운 -개인 감상문 아주 쬐에끔 포함

by 너의세가지소원 2023.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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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 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에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이 시를 지은 한용운 님은 스님이었다. 그리고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다.

처음 이 시를 접했던 게 언제였더라... 중학교 때쯤이었던가 고등학교 쯤이었던가... 분명희 국어 교과서에는 실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 문학 교과서에서 본 건가...? 하여간 처음 시를 읽었을 때는 단순히 헤어진 연인을 그리는 한 남자/여자가 보였다. 그리고 그/그녀의 절절한 그리움이 느껴졌다.

 

문학 수업을 기준으로... 여기까지만 느낀 나는 거의 빵점에 가까웠다. 사랑과 그리움의 감정보다는 조국을 잃은 슬픔을 느껴야 한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한용운 님은 독립운동가이기도 하셨으니 그 말에도 충분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감정이라는 것이 그랬을 것이고, 대놓고 조국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할 수 없는 그 당시의 현실이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한용운 님이 스님이었기 때문인지 시 속의 님을 부처님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뭐... 그렇게 봐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내용이다.

 

 

PS. 대문에 걸어 놓은 사진은 생성형 AI, 뤼튼에게 한용운 선생님에 대해 다각도로 설명한 끝이 겨우겨우 얻어낸 AI 생성 그림이다. 그냥 한용운 선생의 초상화를 그려달랬더니 이상한 일본 사람처럼 생긴 사람만 나오더라. 계속해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주고 나서야 지금의 사진이 되었다. 물론.... 만족스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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