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의 일입니다. 회사 일 때문에 일본에 있는 업체와 온라인으로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영어로 뭐 어떻게 되겠지...'하는 심정으로 미팅에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 때문에 함께 일하는 일본인 동료와 함께 들어갔습니다.
미팅이 시작되자 저의 혹시나 하는 마음은 너무도 빨리 현실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호기롭게 영어 인사말을 건넨 이후로는 정확하게 내 의사 표현을 영어로 전달하는 게 참 어려웠습니다. I... I... 만 반복하거나 앞도 뒤도 없이 동사만 반복하며 제대로 된 문장을 만들어 내지 못했습니다. 상대방은 일본인이었고 그도 아주 훌륭한 영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저와 비교하자면 훨씬 좋은 실력으로 자신의 제품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이렇게 속절없이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내 자신이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외국에 유학을 한 적은 없지만 대학에서도 영어를 전공했고, 30년 넘게 영어 공부를 해왔고, 심지어 번역 관련된 일로 먹고 사는 입장인 저로서는 그렇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팅에 참여하고 있는 제 자신이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맨날 잘난척만 했지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과 언어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데 그동안 너무 게을렀구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머리 속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놨습니다.
그래도 미팅은 잘 끝났습니다. 만일을 대비해 도와주러 왔던 일본인 동료가 중간에서 매끄럽게 통역을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미팅 상대방도 본인의 모국어로 설명할 수 있게 되자 다시 힘을 얻은 듯 줄기차게 제품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건... 글로 쓰는 건 그럭저럭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말하는 걸 게을리하고... 이전 보다도 더 무뎌진 실력임에도 그걸 느끼지 못했던 나 자신이었습니다. 이런 실력으로는 누굴 가르칠 수도 없는데 건방지게 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겠다고 이건 동사야, 저건 형용사야... 하면서 중고등학교 때 지겹게 했던 문법 지식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아들아... 아빠가 미안하다. 아빠가 지금부터라도 반성하고 좀 더 열심히 공부해서 네게 좋은 지식만 전해주도록 노력하마.)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릴 때 하던 방식으로 해야할지 아니면 요즘 트렌드에 맞춰 해야할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이제 단어만 더 많이 알면 말하는 건 어렵지 않겠어."라고 생각하던 고등학생 때 제 모습이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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